- 밀실 살인 사건. 용의자는 넷, 그런데 탐정으로 불려온 나도 그 넷 중 하나였다.— 줄줄이
- 이상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나머지 셋도 각자 자기가 '불려온 탐정'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추리덕후
- 탐정이 넷, 용의자가 넷. 그리고 시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분필로 그린 사람 모양 선만 덩그러니 있었다.— 익명
- "잠깐, 그럼 피해자는 어디 있죠?" 내 말에 넷이 동시에 침묵했다. 아무도 시체를 본 적이 없었다.— 밀실공포
- 방 안을 뒤지던 금발 탐정이 책상 서랍에서 원고 뭉치를 꺼냈다. 제목: '밀실의 네 탐정'. 저자: 백무연.— 야근중
- 원고를 넘기던 손이 떨렸다. 1장에 내 말버릇이, 2장에 내 어린 시절이, 3장에 방금 우리가 나눈 대화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적혀 있었다.— 익명
- 마지막 장을 펼쳤다. '결말:' 뒤가 백지였다. 그리고 여백에 갈겨쓴 메모. "못 쓰겠다. 미안하다. 나는 도망친다."— 마감요정
- 그러니까 살인 사건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 우리는 결말을 못 쓴 작가가 버리고 간 등장인물 넷이었다.— 추리덕후
- "어쩐지... 어제 이전 기억이 하나도 안 나더라." 안경 쓴 탐정이 중얼거렸다. 설정이 1장부터 시작이라 그 전이 없는 거였다.— 익명
- 문이 잠긴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으면, 등장인물은 마지막 장면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밀실공포
- "그럼 간단하네." 내가 펜을 집어 들었다. "작가가 안 쓰면, 우리가 쓰면 되지. 결말."— 이불킥
- 넷이 머리를 맞댔다. 탐정이 넷이나 되는데 사건이 없는 게 문제라면, 답은 하나. 우리가 풀 사건은 '작가 실종 사건'이다.— 마감요정
- 백지에 첫 문장을 적자 문손잡이가 덜컥 움직였다. '네 탐정은 사라진 작가를 쫓기로 했다. 단서는 이 원고뿐이다.'— 익명
- 문이 열렸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 황급히 도망치는 발소리. 우리는 동시에 외쳤다. "백무연, 거기 서!"— 추리덕후
- 그렇게 소설 '밀실의 네 탐정'은 2권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저자 소개란에는 이렇게 적혔다. "등장인물 일동."— 이불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