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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원 셋뿐인 폐부 직전 야구부에 전학생이 왔다. 그는 배트 대신 우승 트로피 사진을 내밀며 말했다. "이거, 올해 우리가 가져옵니다."— 줄줄이
  2. 부장 형이 코웃음을 쳤다. "우리 셋이서? 야구는 아홉 명이 하는 거다." 전학생은 태연했다. "알아요. 그래서 다섯 명 더 구할 거예요."— 야구광
  3. "근데 그 사진 뭔데. 어디 대회 트로피야?" 전학생은 사진을 도로 주머니에 넣으며 씩 웃기만 했다. "때 되면 알아요."— 익명
  4. 다음 날부터 전학생은 이상한 애들만 데려왔다. 수학경시 1등, 육상부에서 쫓겨난 단거리 선수, 그리고... 급식실 아주머니의 아들.— 만년후보
  5. "쟤가 왜?" "급식실 아들이 던지는 잔반통 보셨어요? 40미터를 노바운드로 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아홉 명이 됐다.— 야구광
  6. 이상한 건 전학생의 지시였다. "3번은 초구 치지 마세요. 저쪽 투수, 두 번째 공은 꼭 몸쪽 실투예요." 그리고 정말 그랬다.— 익명
  7. 지역 예선 첫 경기, 우리가 이겼다. 창단 이래 첫 승. 감독도 없는 팀이 이기자 상대 감독이 항의하러 왔다가 그냥 돌아갔다.— 직관러
  8. 전학생은 모든 걸 미리 알았다. 비 와서 순연될 날짜, 상대 에이스가 컨디션 난조일 날, 심지어 파울볼이 날아갈 좌석 번호까지.— 만년후보
  9. 결승 전날 밤, 나는 그를 추궁했다. "너 대체 뭐야." 그는 한참 말이 없다가 그 사진을 다시 꺼냈다. "잘 봐요. 트로피 말고 뒤에."— 익명
  10. 사진 속 트로피 뒤에는 우리가 있었다. 나, 부장 형, 급식실 아들... 지금과 똑같은 얼굴로 울면서 웃고 있는 우리 아홉 명이.— 직관러
  11. "이 사진, 내일 찍을 거예요." 전학생이 말했다. "나는 내일 저녁에서 왔어요. 우승하고 나서, 딱 하루 전으로."— 야구광
  12. "왜 하필 하루 전인데." "결승에서 9회에 공이 나한테 오는데, 내가 그걸 놓쳤거든요. 그 공 하나 다시 잡으러 왔어요."— 익명
  13. 결승 9회 말 투아웃. 정말로 공은 그에게 날아갔다. 전학생은 이를 악물고 몸을 날렸고, 글러브 끝에 공이 박혔다. 경기 종료.— 만년후보
  14. 시상식에서 누군가 카메라를 들었다. "자, 찍습니다!" 우리는 트로피 뒤에 모여 울면서 웃었다. 어디서 많이 본 구도였다.— 직관러
  15. 현상된 사진을 받은 전학생은 그걸 소중히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이제 진짜 제 거네요, 이 사진." 그의 교복이 잠깐, 반짝했다.— 야구광